
지루함은
현재 자기결정권을 상실한 채
괴롭게 옴짝달싹도 못하고 있지만
관계를 맺을 수 있는 뭔가를 찾고 싶은 상태다.
지루함이란 어떤 상황에 대한
감정적 반응이 약화될 때
일어나는 정서로 우리가 행동에 나서도록
자극한다는 설명을 지지한다.
뭔가를 원하지만 만족스러운 활동에
참여할 수 없어서
아쉽고 불편한 마음이라는 것이다.
지루함은
우리가 정신 능력을 발휘하고 싶지만
그렇게 할 수 없어서
무엇에도 몰입하지 못할 때
느끼는 감정이다.
우리가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가 아니라
오히려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의 문제다.
지루함을 느낄 때
우리 마음속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?
첫째
우리가 욕망의 난제에 사로잡혀 있을 때
즉 뭔가를 하고 싶으면서
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 지루해진다.
이런 순간에는 뭔가를 하고 싶은
욕구를 품을 수 없다.
상황이 반전되길 바라지만
사정이 여의치 않아
좌절하게 된 사람은
뭔가를 하고 싶은 욕구조차
생기지 않으므로 지루해진다.
둘째
자신의 정신 능력이나 기술,
재능을 발휘하지 않을 때
즉 정신이 사용되지 않을 때
우리는 지루해진다.
이 두 가지는 지루함의 원인이라기보다
지루함 그 자체다.
몸에 영양이 부족하면
배고픔을 느끼듯
마음에 영양이 부족하면
정서 불안을 느껴
상황을 개선하고 싶어진다.
인간은 생물학적으로
몰두할 대상을 찾으려는
성향이 있으며
지루함은 그 대상을 계속
찾으라는 신호다.
그런데 본능적으로
몰두할 대상을 찾는 행동을
몰두하려는 노력과 혼동하지 말아야 된다.
인간은 인지적 구두쇠다.
즉 뭔가에 마음을 빼앗기면
굳이 몰두하려 애쓰지 않아도 된다.
별생각 없이 편하게
뭔가에 빠져들 수 있다.

맛집 가서 번호표 뽑아들고
한참을 기다릴 때
지루해 죽겠다는 말을 했었지...
내가 느끼는 지루함은 기다림인 것 같다.
하염없이 기다리는 것...
그 기다림 속에서 나는 나대로 뭔가를
하고 있다면 지루함을 느끼지 않을 텐데
아무 할 일 없이 시간이 빨리 가기를 바라는 것
정말 그럴 땐 지루해 죽겠다가 절로 나온다.
고통이 몸이 보내는 신호라면
지루함도
단순히 지루해 죽겠다가 아니라
지루함이 주는 신호를
내가 알아채고
올바르게 받아들여
내가 지금 뭐를 하고 싶은지를
곰곰이 생각해 볼 수 있는
시간으로 만들어봐야겠다.